7살, 유치원생에서 초등학생으로 변화, 누구나 초등학생이 된다.
두근두근한 7살, 유치원생에서 초등학생으로 준비기
아이가 7세가 되면, 주변에서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내년엔 초등학생이 되는구나”
또는 “초등학생이 되면 더욱 의젓해 져야지.”와 같이 초등학생이 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거나
지금과는 다른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메시지가 담긴 이야기일 것이다.
그저 인사말 같지만, 이런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유치원생에서 초등학생이 된다는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세계가 학교를 중심으로 바뀐다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지만 이때의 전이가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중학생에서 고등학생으로서의 진학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이 시기를 정서적 발달의 민감기(Sensitive Period)라고 일컫는다.
7살, 부모의 초등학생 만들기 프로젝트
부모는 교육적인 부분과 함께 주변 환경과
부모로서의 직감으로 7세 시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감지한다.
때문에 7세가 되면 유치원과 가정에서 초등학생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초등학교 입학을 목전에 둔 7세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초등학생 만들기의 의미를 조사한
이윤미(2008)의 논문에 따르면, 학부모들에겐 3가지 공통인식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자녀들이 초등학교에 가서 학습할 수 있는 보편적인 능력을 기르도록 도와줘야 한다.
둘째, 앞으로 자녀들의 삶이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삶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셋째, 초등학교 생활 자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준비시켜야 한다.
좀 더 깊이 살펴보자면,
초등학생으로의 ‘보편적인 학습능력’이라 함은
문제해결력을 포함하여 글자를 읽을 수 있는 것, 기본적 수 개념을 아는 것,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말·글·그림으로 표현 할 줄 아는 것,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듣는 능력, 독서하기,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활동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앞으로의 삶이 ‘공부하는 삶’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은 초등학교 공부들을 미리 맛보거나
초등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과 공부를 그대로 미리 해 보게 하는 행동으로 발전한다.
이를 위해 부모는 학습지나 학원을 보내는 것으로 조사결과 나타났다.
끝으로 ‘초등학교 생활 자체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가정에서 자녀들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책상에서 앉아 있는 습관 들이기, 편식 안하기, 차례 지키기, 집중력 기르기, 집에서 학교까지 혼자 오가기,
유치원에서 40분간 공부시간 버티기, 알림장 쓰기 등을 들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어른이 된 우리에겐 별거 아닐지 몰라도 유아들에겐 그 전의 나와는 다른
나를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태어나서 가장 힘든 시간을 처음 마주한 셈이다.
이러한 정서적 성장통을 겪고 있는 유아들은 초등학교 입학을 기다리는 설렘과 함께
마음 한구석에 막연한 불안감을 키우기도 한다. 그 불안감은 대개 주변사람들로부터 유발된다.
가령, 할아버지, 할머니, 언니, 형이 걱정해 주거나 격려해 주는 의미에서 던진 인사 한 마디가
때로는 아이에게 큰 걱정을 안겨다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숙제가 많아지는데, 잘 할 수 있지?”, “수업 도중엔 절대 화장실에 가면 안되.”와 같은 말들도
유아의 입장에선 큰 걱정과 불안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부정적인 선입견이 생기지 않도록 발생치 않은 일에 대해
괜히 겁을 주는 말과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이윤미의 논문에서는 유치원생에서 초등학생으로 전이되는 4명의 유아를 대상으로
그들의 변화에 대해서도 조사했는데,
초등학생이 된 후에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책임감, 독립심, 소속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유치원 때와 다른 새로운 자아를 형성해 가고, 전보다 더 의젓하고 당당해졌다.
반면, 막상 초등학생이 되자 스케쥴에 따라 자신을 길들여야 하고,
많은 규칙과 통제에 적응해야 하며, 학교생활의 지루함을 참아내는 것 등이 아이들을 힘들게 했다.
또 놀고 싶은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해 힘들어 했고, 유치원 친구들과 선생님을 그리워하기 시작했다.
주인공으로 대접받지 못한 경험들이 누적되면서 무력감을 느끼며
자기 스스로에 대한 존재감도 약해졌다.
이러한 정서적 갈등의 적응과정을 크게
‘고단한 학교 일상’, ‘유치원에 대한 향수’, ‘작아지는 나’로 정리해 볼 수 있겠다.
우리는 지금까지 유치원생이 초등학생이 된다는 의미의 일부를 살펴보았다.
생각보다 그 내면이 담고 있는 의미가 깊었을 것이다.
그래서 알면 알수록, 준비하면 준비할수록 부족하다 생각되고 남의 아이와 비교하게 된다.
하지만 부모는 그때마다 그 변화의 중심에서 가장 힘이 들고 혼란스러운 것은 우리 아이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Bronfenbrenner(1979)에 의하면, 유치원에서 초등학생으로서의 전이경험은
생활 장소의 변화뿐만 아니라 기대와 역할의 변화를 동반한다.
그리고 그런 기대의 변화는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느끼게 하여
스스로 어떻게 대우를 받을지, 무엇을 할지,
그리고 나아가서는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신비로운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신비로운 힘, 이 땅의 모든 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된다는 사실은
정말 신비로운 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 않을까?
이 문구를 읽으며 잠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대견한 성장과정이다.
개인적으로 아이가 내 품 안에 오로지 있는 시간은 길어봤자 유치원 때 까지라고 생각한다.
초등학생이 되면 아이의 세상은 더 커지고 성숙해 진다.
옛 어른들이 늘 그러지 않았던가?
품 안의 자식일 때가 가장 행복한 것이라고.
준이도 어느새 7살이다. 내년 입학을 앞두고 나 또한 학습태도에 부쩍 신경쓰고 있다.
매일 20분씩이라도 집중할 수 있도록 한글 쓰기를 지속중이다.
하지만 그외는 최대한 부담감을 주는 말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물론 생각처럼 지켜지진 않는다. 불쑥 내년에 학교 가는데..가 나도 모르게 나온다)
그저 계속 상기하며 노력하는 수 밖에^^
고단했던 지난해를 뒤로하고 2021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와 학부모님께
올 한 해 정말 잘 해내셨다고 박수 쳐 드리고 싶다.
내년이 되면 또 다른 고민과 어려움의 연속이겠지만, 그건 우리 아이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아이와 나는 충분히 극복해 낼 수 있다는 의지를 다져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올해 7살이 된 부모님들과 함께 내년 입학 잘 준비하고 싶다.
우리 모두 힘내요^^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